신이 없는 달

개인적으로 미야베 미유키 줄여서 미미여사의 책은 화차나 모방범 보다
에도시대를 다룬 2막 시리즈가 주인장 취향에 더 맞더라.
내가 일본사에 흥미를 많이 가져서 그런가 아니면 일본어씹덕?(그냥덕후지)이라
그런가 일본드라마 / 애니를 많이 봐서 그런가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런 미미여사의 소설 2막 에도시리즈 최신판 '신이 없는 달'
제목의 의미는 일년 열두달 중에 일본 이즈모 신사에 신이 모이는 달 10월을
일본에서는 신이 없는 달(칸나즈키) 라 칭하며 사람을 지켜보던 신들이
없는 달이니 행동에 조심을 하도록 근신하고 조신하게 행동한데서 유래했다는데
책의 내용은 그 달 하나만 이야기한게 아니라 일년 열두달마다 테마를 잡고
한달에 한개씩 단편을 써서 모은 단편집에 가깝다.
단편집이니만큼 내용도 가지각색이고 분위기도 일관되지 않아
어떤 내용은 단편인데도 무겁고 어떤 내용은 피식하면서 웃음이 나올만큼 가벼우니
이걸 쓴다고 미미여사는 얼마나 머리를 쥐어짜맸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재미있다고 술술 읽혀지니 이게 또 소설의 신비함이 아닐까

단편집 중에서 기억에 남는 내용이라면 '얼굴바라기'
자기 스스로 얼굴이 못 생겼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추녀에게 
마을에서 유명한 미남이 구혼하면서 벌어지는 소동인데
이게 흔한 제 눈에 콩깍지가 아니라 나름대로 애잔한
선대의 인연이 끼어들어 생긴 저주에 가깝고
그 저주를 풀지 말지 고민하는 추녀 며느리의 심정이
절절하게 느껴져서 보는 입장에서도 같은 고민을 하게 했다
'저주를 풀어도 사랑이 그대로일까' 는 동화 속 이야기만이 아니라
소설에도 나올법한 내용이라 나름 고민하게 했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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